어렸을 적 초등학교 삼사학년쯤으로 기억됩니다.

친구가 요상한 물건을 보여줍니다.
못의 끝부분을 둥글게 구부려 놓았는데 신기하게도
못 두개를 연결해 놓았습니다.

그 친구가 못 두개를 분리해 보라고 합니다.
퍼즐러 갱 열심히 추라이해보지만 쉽게 풀지 못합니다.
물론 친구가 알려줘서 풀긴 하지만
그 퍼즐이 갖고 싶어 죽겠습니다.

어머니한테 사달라고 말도 못하고,
그렇다고 용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그 친구한테 틈틈히 빌려서 열심히 가지고 놉니다.

또 어느날 친구가 평평한 판에 조그만 사각형 조각들이 얽혀 있는 퍼즐을 보여줍니다.
당시에 퍼즐러 갱이 보았던 것은 숫자가 적혀 있는 것이었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지고 놉니다.
친구들과 시합도 자주 했었죠.
약간의 집요한 성격이 있는 퍼즐러 갱.
친구 것이긴 하지만 빌려와서 나름 연구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공부는 안하고 놀기만 한다고 어머니께 꾸중을 받았던 기억이 선합니다.
어느 날은 퍼즐러 갱이 일부러 조그만 사각형 조각을 분해해서 위치를 바꾸어
친구에게 풀어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경우는 좀 오래 걸리더라도 항상 풀리던 것이
퍼즐러 갱이 순서를 바꾸어 놓은 상태에서는 풀리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뒤돌아서서 후다닥 조각을 빼 정상 위치로 돌려놓으면서
친구들 앞에서 어깨를 으쓱대던 기억이 지금 이순간 퍼즐러 갱의 입가에 미소를 띄우게 합니다.ㅎㅎㅎ

위 두가지 종류의 퍼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한 흔한 퍼즐이지요.
현재도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 가면 두번째 퍼즐은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첫번째 구부러진 못 퍼즐은 잘 보이지가 않더군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뾰족해서 위험하니까 취급을 못하게 한 것은 아닌가 하고 혼자 추론해 보는 것 뿐입니다.

자 앞에 말한 퍼즐의 공식 명칭은 'Bent Nail'입니다. 두번째 퍼즐은 '15 퍼즐'이라고 합니다. 

퍼즐러 갱은 위에 보이는 15 퍼즐들과 구부러진 못 퍼즐들을 모두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 인터넷 사이트를 보면 1,000원 정도면 충분하게 구입할 수 있는 15 퍼즐과 구부러진 못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혹시 추억의 퍼즐을 다시 직접 만져보기를 원하시면, 또는 조카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분이 있으면 인터넷을 검색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위 사진을 잘 보시면 구부러진 못 퍼즐 역시 많은 변형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장식용으로 활용해도 될 정도로 근사하게 만들어 놓은 것도 있지요.

15 퍼즐은 책으로도 나와 있을 정도입니다.



15 퍼즐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서 책을 만들 정도이니 대단하지요.

이렇게 책으로까지 나올만한 이유가 다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15 퍼즐이 19세기 말에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하네요.
위 책 표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1880년에 열풍을 일으킨 퍼즐이란 표현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퍼즐러들이 퍼즐 세계에서 가장 큰 열풍을 일으킨 퍼즐을 꼽으라고 하면 Erno Rubik 교수의 큐브와 요 15 퍼즐을 꼽습니다.)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요놈의 15 퍼즐을 풀지 못해 골머리를 썩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꼬마애들도 풀 정도인 것을 생각해 보면 참 재미있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계적 퍼즐은 아니지만 로직 퍼즐에서 유명한 샘 로이드(Sam Loyd)란 사람이 마치 자신이 개발한 것처럼 오해할 만한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마치 퍼즐러 갱이 어렸을 적 친구들에게 트릭을 구사한 것처럼 말이죠. 즉, 사각형 피스의 위치를 살짝 바꾸어 놓는 것 말입니다(14번과 15번의 위치를 바꾸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요놈의 15 퍼즐을 풀면 1,000달러를 주겠다고 공언까지 했으니까요. 
현재는 14번과 15번을 바꾸어 놓은 15 퍼즐을 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수학적으로 검증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퍼즐러 갱이나 샘 로이드가 사용했던 트릭을 인터넷 상의 게임에서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샘 로이드가 이렇게 약간의 트릭을 쓰며 이 퍼즐을 알리자 사람들은 샘 로이드가 최초 개발한 것처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샘 로이드는 부정하는 말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구요. 시간이 흐르면서, 루머가 마치 사실인 것처럼 굳어지는 현상과 같이 15 퍼즐의 개발자는 샘 로이드인 것으로 차츰 굳어져 버린 것입니다.

이에 대해 위 책의 저자인 Jerry Slocum과 Dic Sonneveld는 15 퍼즐의 개발자가 샘 로이드가 아니고 Canastota의 우체국장이었던 Noyes Chapman이라는 사실을 연구 결과로 발표합니다. 장장 144페이지에 걸친 책을 통해서 15 퍼즐의 이모저모를 연구한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은 놀라울 따름입니다.
국내에서라면 아마 출판사에서 출간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퍼즐 문화의 저변이 튼튼해서 가능한 것 같습니다.

참고로 아래 사진은 샘 로이드가 1,000달러의 상금을 걸고 15 퍼즐을 소개할 당시의 그림입니다.

(그림 출처: Wikipedia)

참 재미있게 표현했지요?
농장에서 일하던 농부가 일을 하다 말고 15 퍼즐(사실은 불가능한 퍼즐)에 몰두해 있는 상황을 뛰어난 인물묘사, 표정묘사를 동원해 표현한 그림입니다.
퍼즐러 갱의 생각에는 해가 뜨는 상황이 아니라 해가 지는 상황일 것 같습니다.
해가 곧 있으면 지는데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일도 별로 안하고 15 퍼즐에 빠져 있는 것을 묘사한 것 같습니다.

사실 퍼즐러 갱도 위 사진의 농부와 비슷한 상황에 빠져 있을 때가 많습니다만.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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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즐러 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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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EC 2011.03.24 22: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얼마나 인기 있었으면 당시 이걸 하지 말라는 명령이 떨어진 곳도 있다고 얘기하죠 ㅎㅎ

  2. MMC 2013.07.25 09: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5퍼즐이다!!!!
    이거 어디서 파는지 몰라서 밤을 새며 만들었었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