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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소년 이야기

운명적 싱가폴 여행

퍼즐러 갱 탄생의 계기가 된 여행입니다.
바로 싱가폴 출장에서 생긴 일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4년 12월.
우리나라는 겨울, 싱가포르는 여전히 여름.
한껏 기대에 부풀어 업무 출장길에 오릅니다.
업무를 마치고 이틀간의 개인적 휴가를 활용해 싱가포르 여기저기를 돌아다닙니다.

그러던중 차이나타운에 있는 재래시장에 들어섭니다.
명절때 우리나라 서울역 대합실에 있는 사람들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북적댑니다.
한껏 소매치기에 유의하면서 이것저것 구경합니다.
값싼 과일 하나 사먹으면서 여유를 부리며 볼 것 다 보면서 천천히 걷습니다.

그러던 중 여러사람이 모여있는 곳에 호기심 집중.
퍼즐러 갱 또한 호기심 발동하여 많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구경합니다.
그런데 길거리 노점상인은 뭔가를 열심히 설명합니다.

그리고는 퍼즐러 갱한테 그 뭔가를 넘겨주면서
자기가 한 것처럼 그 박스를 열어보라는 것입니다.
퍼즐러 갱은 그 상인의 손동작을 유심히 살펴보았기에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그 박스를 열어봅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열리지가 않는 것입니다.
당췌 안열린다.
처음에는 당황.
중간에는 열받침.
마지막에는 오기 발동.
그러나 결국 실패.

그런데 그 노점 상인의 상술이 대단합니다.
내가 그것을 사면 해법을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퍼즐러 갱의 호기심은 극에 달해 있는 상태이기에
퍼즐러 갱 걍 지릅니다.
사실 그리 비싼 편도 아니었습니다.
우리돈으로 대략 5,000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래 사진이 그때 산 퍼즐입니다.
퍼즐러 갱에게는 참으로 의미있는 퍼즐이지요.


공식 명칭은 Secret Opening Box (비밀 상자) 입니다.
해법을 알고 보면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평이한 퍼즐입니다.
그런데 해법을 알기 전에는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요 비밀 상자를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조카들에게 선물을 보여주고 나서 이 상자에 넣은 뒤 열어보라고 하면 재미있지요.

이것이 퍼즐러 갱이 퍼즐에 탐닉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이때부터 이런 종류의 장난감도 있구나 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여행다닐때마다 재래시장을 기웃기웃해 봅니다.
서울에 돌아와서는 인사동 골목, 풍물시장을 이잡듯이 헤매 봅니다.
인터넷 사이트도 열심히 서핑해 봅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누적된 것이 어언 800여종의 퍼즐을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이란 참 알수 없는 것 같습니다.
늦깍이 나이에 아이들이나 좋아할만한 퍼즐에 빠지게 되었으니 말이지요.
제가 이런 종류의 취미를 가지게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