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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퍼즐러들

퍼즐계의 세계적 거장, 마틴 가드너 (Martin Gardner, 1914~2010)

(출처: 위키피디어)

 

(출처: 위키피디어)

위의 사진을 보면 참 멋진 분인 것 같습니다. 마틴 가드너 (Martin Gardner) 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대표적인 사진으로 거의 항상 위의 사진이 나옵니다. 아인쉬타인 하면 대표적으로 항상 나오는 사진처럼 말이죠. 너무 멋진 사진입니다.

사진 아래의 사인은 마틴 가드너의 사인입니다.

다음 사진은 마틴 가드너의 앰비그램 (Ambigram) 입니다. 
이 앰비그램은 스콧 김 (Skott Kim) 이 마틴 가드너를 위해 특별히 만든 것입니다.
앰비그램이란 360도 회전하여 읽어도 (회전대칭), 상하로 뒤집어 읽어도 (상하대칭), 좌우로 뒤집어 읽어도 (좌우대칭) 여전히 동일하게 읽히는 글자나 문양을 가리킵니다.


위 앰비그램은 전형적 앰비그램으로서 360도 회전시켜 읽어보아도 여전히 동일하게 읽히는 것입니다.
첫번째 글을 360도 회전시킨 것이 아래의 글입니다.

그런데 위 앰비그램 이전에 오리지널 버전으로는 아래의 것이었다고 합니다. 아래의 앰비그램을 약간 더 개량 변형한 것이 위의 앰비그램인 것이지요.
아래의 오리지널 버전에 비해서 위의 앰비그램은 마틴과 가드너가 명확히 구분된다는 특징이 있군요. 

아래 앰비그램은 약간 특이한 앰비그램입니다. 즉 원본을 상하대칭시켜보면 원본과 동일한 글자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글자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즉 첫번째 글자인 Martin 이 상하대칭시키니까 Gardner 로 바뀝니다.
하나의 단어로서 두가지 단어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상 앰비그램 출처: http://www.scottkim.com/inversions/gallery/gardner.html)

마틴 가드너를 소개하면서 약간 삼천포로 빠진 느낌이군요.^^
자 이제 마틴 가드너가 누구인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지요.

먼저 마틴 가드너는 예전에 포스팅한 '이십여년전에 즐겨읽었던 이야기 파라독스, 마틴 가드너 저, 사계절 출판' 글의 '이야기 파라독스' 란 책의 저자입니다.

이야기 파라독스 이외에도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그의 저서들을 나열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이야기 수학 퍼즐 아하!
- 샘 로이드 수학 퍼즐
- 세상을 바꾼 위대한 과학 에세이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 나라의 앨리스
- 마틴 가드너의 양손잡이 자연세계
- 아이큐를 높여주는 그림 퀴즈

참 많기도 하지요?
그런데 많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의 책들은 재미있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기도 합니다. 

마틴 가드너는 헨리 듀드니 (Henry Dedeney), 샘 로이드 (Sam Loyd) 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퍼즐계의 세계적 거장입니다.
가장 최근 연도까지 생존했던 인물이기도 하구요.
그를 기리기 위해서 G4G (Gathering for Gardner) 라는 행사도 매년 치러지고 있구요.
그는 퍼즐과 수학을 연결시켜 '유희 수학 (Recreational Mathematics)' 이라는 분야를 개발, 정착시킨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희 수학의 창시자에 가까우면서도 전도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Scientific American 지에 Mathematical Games 라는 칼럼을 1956년부터 1981년까지 무려 25년에 걸쳐 연재합니다. '수학 게임'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네요. 그 칼럼은 제목처럼 수학에 관한 글이면서도 게임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로 수학 퍼즐이 소재가 되었지요. 물론 이런 것들을 앞에서 언급했듯이 '유희 수학' 이라고 표현하구요. 

그리고 그는 Skeptical Inquirer 지에 Fringe-Watcher 칼럼을 1983년부터 2002년까지 썼습니다.

그리고 맨 앞부분에서 살짝 내비쳤지만 그는 70권 이상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엄청난 양의 집필이지요?

그의 이력에 관해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수학 퍼즐에 관한 글을 아주 오랫동안 기고한 것을 보면 그가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수학가일 것 같지만 사실은 수학가가 아니랍니다. 그가 받은 정규 수학 교육은 고등학교때까지가 전부입니다. 
그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닙니다. 시카고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지요. 
물론 그의 지도교수가 수학 및 논리학에 정통한 사람이고 수학 및 논리학을 철학에 연계시키는 것에 대한 연구를 하는 교수였기 때문에 마틴 가드너 또한 그의 지도교수 영향을 받아 수학이나 논리학에 대해서 학습은 많이 했습니다만 정규 교육은 받지 않았습니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미적분을 배울 때 상당한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이후 시카고 대학의 철학과 대학원에 입학하여 어린이 잡지에 종이접기 퍼즐 (Paper-Folding Puzzles) 을 기고한 것이 계기가 되어 Scientific American 지에 기고를 할 수 있게 됩니다. 
Scientific American 지에 최초로 기고한 것은 플렉사곤 (Flexagons) 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정기적인 칼럼니스트가 됩니다.
가드너의 글을 읽은 편집자가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서 정기적으로 연재를 할 수 있겠느냐고 가드너에게 제안을 하고, 가드너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위대한 역사는 시작된 것이지요. 
당시의 그 편집자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수학을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하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제시한 플렉사곤 기사의 매력과 잠재력을 간파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최초의 글 기고 이후 25년간 칼럼을 꾸준히 연재하게 됩니다. 무척 긴 세월이지요. 가드너의 글은 어렵고 심오하게만 느껴지는 수학을 매우 쉽고 명쾌하게 전달함으로써 일반인들도 수학을 흥미있고 재미있게 느끼는데 큰 공헌을 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 주로 수학 퍼즐이란 방법을 썼던 것이죠. 퍼즐이라는 소재는 사람들에게 도전 의식과 흥미를 불러 일으키며, 아울러 이 수학 퍼즐에 사용되는 이론을 가드너가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으니 히트칠 만 하지요. 이렇게 해서 유희 수학이라는 분야는 일반인들에게 인기를 끌게 되고, 어였하게 한 분야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아울러 한낱 심심풀이 땅콩으로 여겨지는 퍼즐에 치밀한 수학적 고찰을 첨가함으로써 퍼즐의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킨 장본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는 피에트 헤인 (Piet Hein) 의 '소마 큐브'를 소개하여 일반 대중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고,
존 콘웨이 (John Conway) 의 '생명 게임 (Game of Life)'을 선보이고,
잊혀져 가던 샘 로이드와 헨리 듀드니의 명작 퍼즐들을 소개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퍼즐에 대한 일반 대중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의 칼럼은 단지 퍼즐만을 내고 정답을 알려주는 형식이 아니고, 퍼즐에 관련된 수학 이론, 에피소드, 역사, 흥미있는 이야기 등을 곁들인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풍부한 참고문헌을 동원하면서 말이죠.

1981년에 그가 칼럼 연재를 그만두자,
물리학자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Douglas Hofstadter) 가 Metamagical Themas 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칼럼을 쓰게 됩니다.
'초 마법적 주제'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네요.
자 여러분 여기서 Metamagical Themas와 Mathematical Games 를 잘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철자를 유심히 살펴 보시지요.
어떤 연관성이 보입니까?

바로 애너그램 (Anagram) 이라는 것으로서 한 단어의 철자 순서를 바꾸어 새로운 단어를 만든 것입니다. 마틴 가드너와의 연속성도 강조하고, 가드너에 대한 경의도 표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분야를 강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마틴 가드너의 'Mathematical Games' 라는 제목 자체도 마틴 가드너의 이니셜인 M.G.와 같도록 마틴 가드너가 일부러 그렇게 지었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한 대목입니다.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이후에는 수학자 이언 스튜어트 (Ian Stewart) 가 '수학적 유희 (Mathematical Recreations)' 라는 이름으로 칼럼을 연재했습니다.
이언 스튜어트 이후에는 컴퓨터 과학자인 데니스 샤샤 (Dennis Shasha) 가 '퍼즐 모험 (Puzzling Adventure)' 이라는 이름으로 칼럼을 연재했습니다.
그러나 마틴 가드너만큼 오랫동안 연재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만큼 마틴 가드너는 대단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이언 스튜어트, 데니스 샤샤 또한 대단한 학자였고 글을 매우 잘 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마틴 가드너는 루이스 캐롤 (Lewis Carrol) 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마틴 가드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그 속편인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대해 주석을 달아 'The Annotated Alice' 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들어있는 숨어 있는 의미, 뜻을 알 수 없는 표현들의 의미, 각종 수학적 수수께끼, 말장난, 유래 등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좀더 재미있고 그 의미를 깊이있게 파악해가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고 싶으면 마틴 가드너의 주석 책을 읽어보면 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아래와 같이 지속적인 내용 보완을 거치게 됩니다. 
The Annotated Alice (1960) --> More Annotated Alice (1990) --> The Annotated Alice: The Definitive Edition (1999)
최초 출간이 1960년이고 최종판이 1999년이므로 거의 40년에 걸친 내용 보완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 대단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군요.
(참 루이스 캐롤을 그저 동화 작가라고만 이해하시면 안된답니다. 그는 영국의 명문인 옥스퍼드 대학교의 수학과 교수였습니다. 영문과 교수가 아닙니다.)

가드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말고도 많은 책들에 대한 주석판(일종의 해설판)을 냈습니다. 그 중에 또 하나 대표적인 것을 든다면 L. 프랭크 바움 (L. Frank Baum) 의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해설판입니다. 원문으로는 'The Annotated Wizard of Oz' 입니다. 오즈의 마법사에 숨어있는 의미를 좀더 깊이있게 이해하고 싶다면 위 해설판을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 중의 하나는 가드너가 마술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실제로 아마추어 마술사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술에 관한 글을 그의 칼럼에 실제로 싣기도 했습니다.
물론 마술에 숨겨져 있는 수학적 트릭을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말이죠.
재미없는 수학이 흥미로운 마술을 만나 완전 대변신을 한 것이죠.
마술이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일반 대중이 쉽게 수학을 접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마틴 가드너가 자신만의 독특한 새로운 퍼즐이나 문제를 창작한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미 알려져 있는 것들을 활용하여 주제로 삼았지만 그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명쾌한 수학적 논리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그것도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죠.
즉 창작가라기 보다는 전달자 내지는 해설자에 가깝습니다.
워낙 해설이 뛰어나다보니 잊혀져가던 샘 로이드나 헨리 듀드니 등이 다시 태어나서 인기를 얻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마틴 가드너는 다소 내성적이어서 외부 활동은 자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1993년에 아틀란타에 있는 퍼즐 수집가인 Tom Rodgers가 마틴 가드너를 설득해서 마틴 가드너의 문제를 푸는 동호회 모임에 참석하게 됩니다. 이 모임은 1996년데 다시 한번 이루어집니다.
이에 Tom Rodgers와 그의 친구들은 그 모임을 주기적으로 가지기로 하고, 짝수 해에 아틀란타 가까운 곳에서 모임을 가지게 됩니다. 행사 프로그램은 마틴 가드너가 다룬 분야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Gathering for Gardner 입니다. 줄여서는 G4Gn 으로 표현하구요. 마지막 n은 개최회수를 표시합니다. 
즉 2010년은 G4G9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틴 가드너는 1993년과 1996년에만 참석을 했다고 하네요. 
역시 대외적 활동은 왕성하게 하지 않는 편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퍼즐러 갱 기회가 된다면 G4G 행사에도 참석해 보고 싶습니다.

참고로 마틴 가드너의 가드너는 Gardner 입니다. 퍼즐러 갱이 초기에 철자를 잘 모르고 Gardener 라고 적은 적이 있습니다. 정원관리사라는 성을 만들어 준 것이죠. 창씨를 할 뻔 했습니다.^^

그리고 마틴 가드너는 필명으로 George Groth 를 애용하여 사용했다고 합니다.

(참고: '퍼즐러 갱의 퍼즐 박물관'에서의 마틴 가드너 관련 포스팅)
- 이십여년전에 즐겨읽었던 이야기 파라독스, 마틴 가드너 저, 사계절 출판
- 마방진 뒷 이야기 6: 마틴 가드너를 위한 4차 마방진
- 기하학적으로 사라지는 퍼즐 (Geometrical Vanishes) 또는 도형 소실 퍼즐 총정리
- 종이접기 퍼즐 : 플렉사튜브 (Flexatube)

오늘도 해피 퍼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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