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진부터 보고 시작하지요.


이 퍼즐의 이름은 '위대한 탈출(Great Escape)'입니다. (이름 한번 거창하죠?^^)
디자이너는 사이몬 나이팅게일(Simon Nightingale)입니다. 거의 천재에 가깝죠.
소재는 황동(구리와 아연의 합금), 코리안(Corian, 인조 대리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IPP29 IPDC에 출품한 작품으로서 등외상(等外賞, Honorable Mention)을 받은 작품입니다.

윗면의 가운데 넓은 구멍으로 구슬을 집어 넣은 뒤 그 구술을 주사위로부터 빼내는 것이 이 퍼즐의 미션입니다.
들어가는 구멍은 구슬이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지름이 넓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구멍들은 구슬이 나오지 못할 정도로 좁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최초로 구슬을 집어 넣은 구멍으로 구슬을 빼려고 하면 나오지 않습니다.
이 방법은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뭔가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지요.
예리한 관찰력이 뒷받침되어 있다면 탈출 루트를 알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예리한 관찰 후에도 나름대로의 추리가 있어야 합니다.
일종의 숨어있는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이죠.
숨어있는 메커니즘이라고 하면 좀 거창한 표현이구요.
사실은 숨어있는 길이 있습니다. 이 숨어있는 루트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완전 히든 메커니즘(Hidden Mechanism) 퍼즐은 사실 좀 답답합니다.
일종의 먹통인 것이지요.
안쪽에 도대체 무엇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재미가 좀 떨어집니다.
(퍼즐러 갱은 그래서 완전 먹통의 히든 메커니즘의 퍼즐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수집은 하고 있습니다요.ㅎㅎㅎ)

그런데 이 위대한 탈출(Great Escape) 퍼즐은 세미 히든 메커니즘(Semi Hidden Mechanism)의 Route-Finding(미로형) 퍼즐입니다.
안쪽의 루트가 보일 듯 말 듯. 잘하면 뺄 수 있을 듯 말 듯.
위대한 탈출 퍼즐은 그 보일 듯 말 듯한 단서를 통해서 이 방법 저 방법 등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관점에서 한결 재미가 있는 퍼즐입니다.

이 퍼즐의 디자이너인 사이몬 나이팅게일은 IPP30(오사카+하코네)에 온 가족을 대동하고 참여했더군요.
IPP30 도중 퍼즐러 갱은 여러 퍼즐러들과 함께 노래방엘 갔더랬는데,
사이몬 나이팅게일의 부인과 성년이 다된 딸도 함께 신나게 노래를 부르더군요.
참 멋진 사람이다라는 느낌이 절로 들 정도입니다.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온 가족이 한 자리에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편하게,
즐겁게,
평온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 한번 상상해 보십시요.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까?

사이몬 나이팅게일의 항상 웃는 모습, 퍼즐에 대한 열정, 솔루션을 알려줄 듯 안알려줄 듯 할 때의 천진난만한 모습(어찌 보면 개구장이 소년같은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다시 만나고픈 류의 사람입니다.

퍼즐러 갱도 이런 류의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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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퍼즐러 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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