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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소년 이야기

독일 베를린 공항 출국 심사대에서 검사에 걸리다.

퍼즐러 갱이 퍼즐을 수집하면서 겪은 에피소드입니다.

퍼즐러 갱이 베를린에서 구입한 퍼즐 중 끝이 좀 뾰족한 퍼즐이 있었는데 이것을 고이고이 포장해서 핸드 캐리하게 됩니다. 짐칸에 부치게 되면 행여나 손상될까봐 염려되었던 것이죠.

그런데 바로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 됩니다.
각종 비행기 테러로 인해 기내에 반입이 금지된 것들이 많이 있지요.
예를 들면, 라이터, 인화성 물질, 액체류, 칼 등 말이죠.

퍼즐러갱도 그런 것은 익히 알고 있고, 호주머니나 가방속에 그런 것은 없기에 자신만만하게 검색대를 통과합니다. 그런데 퍼즐러 갱의 몸 검색은 무사히 마쳤는데 가방을 엑스레이 검색하던 검색원이 가방을 열어보라고 합니다.
퍼즐러 갱 자신있게 가방을 열어 보였지요.
그런데 그 심사원은 퍼즐러 갱의 가방 속에서 고이고이 포장한 상자를 지목하더군요.
그 포장은 바로 예전에 소장 퍼즐 코너에서 '큰맘 먹고 마련한 퍼즐러 갱의 앤틱 퍼즐 1' 글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는 앤틱 퍼즐 포장 상자였습니다.
큰맘 먹고 구입한 것이기에 포장도 꼼꼼하게 촘촘하게 빈틈없이 했었지요.
퍼즐러갱이 조심조심 아주 천천히 뜯는 과정에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잘 뜯어내지 못하자 그 검색원이 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그 검색원은 거침없이 그 상자를 막 열더군요. 아무 말도 없이 말이죠.
윽. 퍼즐러 갱 속마음 시커멓게 타 들어갑니다.
이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데 함부로 막 여는 것이냐?
포장지며, 테이프를 막 찢을 때 퍼즐러 갱의 살을 찢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순간 퍼즐러 갱 '비 케어풀 플리즈! (Be careufl Please!)' 를 연발합니다.
그러자 그 검색원이 말합니다.
"I am always careful. Don't w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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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말이여~~ 내 눈에는 함부로 막 열고 있구만~~~~'
이라고 말하고 싶어도 영어가 딸리고, 또 그런다고 그 사람의 태도나 방식이 바뀔 것 같지도 않고 해서 점잖게 말합니다.

그것은 소중한 것이다. 앤틱 퍼즐이다. 위험한 것은 없다. 
애써 감정 억누르면서 매너있게 말합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뾰족한 퍼즐이 들어 있다는 것을 퍼즐러갱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 심사원이 문제의 발단이 된 뾰족한 퍼즐을 보이자 퍼즐러갱 '아뿔싸!!!!!'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야 이거 문제 심각하겠는데. 이걸 여기서 압수당하면 안되는데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 순간을 어떻게 모면할까 하는 궁리에 빠져 듭니다.

그런데 그 심사원은 문제의 퍼즐을 꺼내서는 자기들끼리 한참 논의를 하더군요.
여기서 퍼즐러 갱 또 초조해 집니다.
여기서 압류당하면 큰일난다. 
어떻게든 해서 통과해야 한다.

이것은 위험한 물건이 아니다. 다만 뾰족한 것은 내 실책이다. 문제가 있다면 다시 꼼꼼하고 튼튼하게 포장해서 내가 열 수 없게 해서 통과시켜 달라. 정 문제가 되면 화물칸에라도 부쳐달라.
있는 논리, 없는 논리 죄다 동원합니다.

이렇게 한참을 어필합니다.
퍼즐러 갱의 진심이 통했는지 그들은 한참 논의하고 고민하더니 '오케이.'
순간 휴~~ 살았다.

그런데 다시 포장은 안해주더구만요.ㅜㅜㅜ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말이 생각나서 포장 다시 해달라는 소리는 안했습니다요.^^

일단 먼저 황급히 심사대에서 멀찌감치 떨어지는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그 이유를 퍼즐러 갱은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죄를 지은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일단 통과되었는데 말이죠.)
심사 요원들이 보이지 않을 만한 곳에 가서 다시 주섬주섬 퍼즐들을 포장하는 퍼즐러 갱의 표정이란.
다른 사람들이 보면 무슨 대단한 보물 상자를 다루는 것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앤틱 퍼즐은 두 종류가 있었는데 한 종류는 나무 상자에 들어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천으로 덮인 마분지같은 상자에 들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퍼즐러 갱은 그 중에서 상대적으로 튼튼하지 못한 천이 덮여진 마분지 상자를 택했던 것입니다.

공항 심사대에서는 '에이 그냥 평범하게 튼튼한 나무 상자 것을 살 걸....'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런데 암튼 현재 무사히 퍼즐러 갱의 손안에 있는 그 앤틱 퍼즐. 천 마분지 상자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요물 같아서시리.....^^

아래 사진 속 퍼즐이 퍼즐러 갱에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남겨준 놈입니다.
뾰족하긴 하지요?ㅎㅎㅎ


근데 요놈은 퍼즐이라고 보기에는 쪼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저 일반적 완구에 가까운 것이죠.
본체에 실로 묶여져 있는 볼을 하늘로 던진 뒤 본체의 뾰족한 부분에 볼을 끼우는 것이 미션입니다.
볼의 오른쪽 아래 부분을 보면 구멍이 파여져 있는 것이 보이지요?

아마도 나무로 된 이런 장난감을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퍼즐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예 그렇답니다.
기계적 퍼즐 중에 손재주 퍼즐 (Dexterity Puzzle) 이라는 것이 있잖습니까?
요놈은 그 손재주 퍼즐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 퍼즐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겪은 퍼즐러 갱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