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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관련 도서

큐브: 역사와 해법을 꿰뚫는 최고의 해설서 (제리 슬로컴 외 지음, 김경호 외 옮김, 보누스 출판사)


원제는 'The Cube: The Ultimate Guide to the World's Bestselling Puzzle' 입니다.

저자들은 제리 슬로컴, 데이비드 싱마스터, 헤이르트 헬링스, 웨이화 황, 디터 헵하르트 입니다.
그야말로 퍼즐계에 있어서 내노라 하는 거장들입니다.
기계적 퍼즐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위의 저자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지요.
아울러 서문을 에르뇨 루빅(Erno Rubik)이 썼다는 점도 대단합니다.
또한 레크리에이션 수학(Recreational Mathematics) 분야에서의 세계적 퍼즐러인 마틴 가드너(Martin Gardner, 1914~2010)가 추천평을 쓰기도 했습니다.

제리 슬로컴(Jerry Slocum): 두말할 필요없이 기계적 퍼즐 관련해서는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수집가이자, 역사가이자 작가
데이비드 싱마스터(David Singmaster): 큐브를 다룬 최초의 책을 저술했으며, 오늘날까지 사용되는 큐브 해법의 표준 표기법 개발
웨이화 황(Wei-Hwa Huang): 네 차례 세계 큐브 퍼즐 챔피언에 오른 세계적인 큐브 매스터 
디터 헵하르트(Dieter Gebhardt): 회전식 퍼즐 분야의 최고 전문가
헤이르트 헬링스(Geert Hellings): 네덜란드 큐비스트 클럽(NKK) 회장이자 물리학 박사

그야말로 세계적 퍼즐러들이 총 출동하여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책 내용을 살펴보면 칼라로 된 큐브 사진들이 대거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진과 그림이 많다 보니 읽어 내려갈 때 부담이 없어 좋습니다.

책 속의 각 장을 표시하는 부분입니다.
디자인이 참 멋지죠?
전형적 큐브의 디자인 및 색상을 이용하면서 마치 몬드리안(Piet Mondrian)의 컴퍼지션(Composition) 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깔끔한 디자인이군요. 

이 책 내용을 퍼즐러 갱이 쭉 읽어본 결과 소감을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내용 역시 '깔끔하다'는 것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내용만 정리해서 소개되어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루빅스 큐브 이전과 이후의 다양한 퍼즐들의 진화 발전 상황을 자세한 사진 및 설명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해법 편에서도 매우 상세하게 설명이 이루어져 있어 큐브 퍼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좀더 나아가서 퍼즐 매니아라면 필독서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큐브 퍼즐에 있어서는 기본서라 할 수 있습니다.

목차에 있어서,
'1. 큐브 이전에 유행했던 각종 퍼즐들' 편에서는 칠교판, 15 퍼즐, 피그스 인 클로버 등 세계적인 퍼즐 열풍을 몰고 온 대표적 퍼즐들을 제리 슬로컴(Jerry Slocum)이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루빅스 큐브(Rubik's Cube) 이전의 퍼즐 역사에 대해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2. 큐브의 역사' 편에서는 일반인이 잘 몰랐던 큐브 관련한 시도, 디자이너들, 비사, 에피소드 등을 큐브의 대변인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비드 싱마스터(David Singmaster)가 설명하고 있습니다.
초창기의 큐브 관련 각종 발명들, 에르뇨 루빅(Erno Rubik)의 큐브, 큐브의 확산, 전 세계적 큐브 열풍, 큐브의 쇠퇴와 부활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 안에 숨겨진 에피소드 등도 매우 다양하게 제시됩니다.

'3. 3*3*3 큐브의 영향을 받은 각종 퍼즐' 편에서는 다양한 큐브 퍼즐, 새로운 회전식 퍼즐, 수제 회전식 퍼즐 등을 헤이르트 헬링스가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큐브 관련한 많은 디자이너들과 그들의 작품인 일반적 3*3*3 이외의 다양한 큐브들을 사진 및 자세한 설명과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4. 모든 큐브 퍼즐의 해법' 편에서는 3*3*3, 2*2*2, 4*4*4, 5*5*5, 6*6*6, 7*7*7 큐브에 대한 솔루션을 웨이화 황과 디터 헵하르트가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의할 점이라고 하면 초반에 설명하고 있는 기본 용어를 잘 익혀야 뒷 부분의 솔루션 설명을 쉽게 따라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데이비스 싱마스터가 최초로 정의한 기본 용어에 따라서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큐브 해법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조금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각종 변형 큐브 퍼즐 들에 대한 솔루션은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제시한 기본 원리를 터득하면 충분히 응용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중에서 퍼즐러 갱이 나름 재미있었다고 생각된 부분을 발췌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진기한 기록
- 제롬 장 샤를은 프랑스선수권대회에서 25.6초로 우승을 했습니다.
-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는 고작 9세였던 조너선 체이어(Jonathan Cheyer)가 48.31초로 우승했습니다.
- 영국 워릭 대학 수학과 2학년인 19세의 존 화이트(John White)는 큐브를 10분 동안 살펴본 뒤에 등 뒤에서 큐브를 보지 않고 맞출 수 있었다고 합니다.
- 독일의 '라이너 자이츠(Rainer Seitz)'지는 한 소년이 큐브 2개을 각각 한 손에 들고 동시에 맞출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 말 데이비스(Mal Davies)는 영국 월솔의 퀸 메리 그래머 스쿨에 다니는 리처드 호드슨(Richard Hodson)이 한 손으로 89초 만에 큐브를 맞출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 미국 코네티컷에서 열린 미식축구 경기에서 선수 하나가 갑자기 사라지는 바람에 경기가 지연된 적이 있습니다. 한참 후에야 발견된 그는 탈의실에서 큐브를 맞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 데이빗 싱마스터의 동료인 로버트 콜(Robert Cole)이 기차 대합실에서 큐브를 맞추다가 객실로 들어가자 이를 구경하던 다른 승객 두 명이 그를 뒤따라갔습니다. 15분이 지난 뒤 두 승객 중 한 명은 자신이 기차를 잘못 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
초창기의 큐브는 너무 뻑뻑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왼손으로 큐브를 꽉 움켜쥐어야만 했고, 그 결과 왼쪽 엄지손가락 인대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큐비스트의 엄지손가락(Cubist's Thumb)'이라고 불리는 염증을 유발했습니다.
'큐비스트의 엄지손가락'은 1981년 뉴잉글랜드 약학회지(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에 보고된 '디스코 손가락(Disco Digit)' 증세와 비슷했다고 합니다.
 

특이한 부분
이 책에서는 한국에 대해 두 번 언급됩니다.
큐브의 쇠퇴를 이야기하면서 대만, 홍콩, 한국 등에서 불법 복제판이 대량으로 만들어지는 바람에 큐브 퍼즐 시장이 크게 위축되었다고 서술합니다. 이것에 대해서 역자는 시장 위축과 불법 복제품과는 별개이며, 아울러 당시에 한국에서는 모조품 단계를 벗어난 창조적 큐브들이 많다고 주장합니다. 
(퍼즐러 갱의 생각에는 불법 복제품이 많았던 것은 사실인 것 같지만, 이것이 큐브 퍼즐 시장의 위축을 가져온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로 언급되는 부분은 큐브의 진화 발전 과정에서입니다.
루빅스 큐브(Rubik's Cube) 이후에 각국에서 많은 디자이너들에 의해서 큐브가 진화 발전하게 되는데 그중에서 한국에서도 특이한 큐브가 나타났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코리안 코스모스(Korean Cosmos)라는 큐브 퍼즐로서, 2*2*2 퍼즐을 특이하게 변형한 것으로서 퍼즐 조각들의 교차 지점에 독자적으로 회전 가능한 원형 조각이 덧붙여져 있다고 서술합니다. 이 퍼즐은 다인(Dyne)사에서 개발했다고 하는군요.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한 디자이너
많은 큐브 퍼즐 디자이너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한 사람은 바로 토니 피셔(Tony Fisher)입니다.
다음으로는 장 클로드 콘스탄틴(Jean Claude Constantin)입니다.

참고로 이 책은 미국에서는 2009년에 출간되었지만 국내에서의 번역판은 2010년 4월에 출간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상당히 시간적 격차가 짧은 것 같아 퍼즐러 갱 기분이 좋습니다.
이것은 대한큐브협회와 출판사의 도움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꾸벅.